① 처벌 수위가 약해 진정서를 쓰려다가 양부모 신상이 모두 공개된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출신 대학, 전공, 부모 이름, 직업, 거주지 등이 다 공유되고 있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재판이 열리고 있는' 용의자의 신상을 모두 캐내서 공개하는 게 정의인가 봅니다.
“정인아 미안해”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입양아 추모 챌린지
2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을 다룰 것으로 아려진 가운데, 입양아를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진행됐다. 수백명의 네티즌이 참여해 "지켜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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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성형후기, 맘카페 게시물, 카카오톡, 문자 내용을 캡쳐해서 온라인에 유포하고 또 그걸 공유하며 정인이가 불쌍하다고 말하는 걸 보고 있으니 헛웃음만 나옵니다.
모두 정인이를 위한 행동이다? 모르겠습니다. 정인이가 불쌍한 게 아니라 또 다른 가십거리, 즉 온라인에서 분노를 쏟아낼 대상을 찾고 있던 게 아닐까요.
② 조지 오웰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마이클 래리포드 감독의 <1984>에서는 모두가 스크린을 보고 소리를 지르는 '증오의 시간'(two minutes hate)이 나옵니다.
증오의 시간은 매일 아침마다 전 국민이 스크린에 나오는 적을 향해 2분간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며 분노를 쏟아내는 시간입니다. 일종의 애국교육 겸 통제장치죠.
문제는 스크린에 나오는 적이 모두 가짜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적인데도 사람들은 겁을 먹고 화를 내며 눈물을 흘립니다.
자기가 처한 현실이나 문제, 부조리를 전부 잊은 채 가짜를 향해 소리치다가 마지막에 나오는 국가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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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Orwell's Two Minutes Hate: Terror Management and the Politics 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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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지금 우리 모습이 딱 이렇습니다. 정인이, 아동학대, 부실수사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데도 신상공개라는 쓸데없는 행위로 시간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신상공개가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나 논문, 통계도 없는데도 신상을 공개하자고 합니다.
이건 정의가 아니라 광기입니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겠다는 야만적인 선언이고 법과 제도보다 감정을 앞세우겠다는 폭력적인 선언입니다.
④ 현행법에서는 아동 학대나 개인의 신상유포 모두 범죄입니다. 죄의 경중을 떠나 범법행위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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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분별한 감정몰이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정의를 내세우며 양부모의 신상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여러분 역시 그들과 같은 가해자고 범죄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러분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제3항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대한민국은 친족에게 동일한 범죄로 묶어 처벌하는 연좌제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헌법을 부정하고 법과 평등, 자유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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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 법령 > 본문 - 대한민국헌법
대한민국헌법 [시행 1988. 2. 25.] [헌법 제10호, 1987. 10. 29., 전부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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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내용 추가)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지금은 양부모의 신상을 유포할 때가 아닙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광기를 멈추고 이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제 조금 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엔 수많은 정인이들이 있습니다. 양부모를 내려놓고 다시 정인이에게 돌아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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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 아동학대 발견 시 대처방법 > 아동학대 발견 시 절차 및 대처방법 > 신고 및 고소 (본
아동학대신고, 신고후절차, 신고의무자, 신고요령, 신고후 태도,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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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는 아동학대의 피해자입니다. 아동학대는 결코 양부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이자 우리 자신의 문제입니다. 양부모에 대한 비판은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사랑한다는 말로, 교육이라는 핑계로 수없이 많은 아동들을 때리고 학대했습니다. 훈육은 회초리에서 나오지 않으며 체벌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폭력은 폭력일 뿐입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77395.html
‘정인이’가 국회 움직였다…“8일까지 아동학대 방지법 처리”
여야 ‘정인이 방지법’ 속도이번 임시국회 내 처리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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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를 방치한 수사기관의 제도적인 문제와 관련 전문가 양성 및 투입 그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폭력인 훈육문화를 바꿀 때 비로소 가해자에 대한 올바른 처벌이 가능해집니다.
제 부족한 글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아동학대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모두 끝까지 관심 가져주세요. 아동학대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이제 이번 사건과 아동학대 본연의 문제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